세상을 바꾼 야수파 천재
피카소가 질투하고 앤디워홀이 천재라 칭송한 화가, 베르나르 뷔페. 그는 1928년 파리에서 태어나 20세에 프랑스 최고 비평가 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는 파리 최고의 갤러리 중 하나인 ‘드루앙-다비드’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해마다 개인전을 열었고 30대 초반에는 이미 구상회화의 대표 주자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71년에는 프랑스 문화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받았고, 1992년에는 프랑스 최고의 미술지 ‘보자르’의 100호 기념 여론 조사에서 ‘앤디 워홀’과 ‘베르메르’를 뛰어넘어 프랑스인이 가장 사랑하는 위대한 예술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어린 나이에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베르나르 뷔페는 초기 작품부터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러한 경험 때문인지 뷔페는 삭막하고 쓸쓸한 풍경, 메마른 사람들 그리고 좌절의 초상을 그려냈다. 황량했지만 자유로웠던 세상에서 자신에게 허락된 최소한의 색상과 스스로 창작해낸 방법으로 그려낸 캔버스는 많은 이들의 외롭고 지친 감성을 대변해 주며 공감을 자아내었다. 뷔페는 폭풍처럼 그림을 그렸고, 스스로 ‘그림에 파묻혔다’고 술회하듯, 8천 점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영원한 뮤즈인 애나벨을 만나 영감을 얻어 많은 작업을 하고, 여러 나라를 돌며 도시의 풍경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며 자신의 예술세계 내에서 실험을 거듭하였다. 그의 작품은 할리우드까지 유명세를 떨쳤지만 구상 회화가 저물어 가던 당대의 흐름에 따라 외면 속, 파킨슨병으로 인하여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게 되자 1999년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