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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wjso님의 리뷰2024. 06. 20건축가 ‘이타미 준’의 건축물은 유명하지만, 그가 그린 그림을 접한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지난 1월 제주 유동룡미술관 @itamijun_foundation 에 방문했을 당시, 나에겐 다큐멘터리와 이 회화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마침 1층 아트샵에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었다. 아트앤에디션 @artnedition 의 오랜 노하우로, 압도적인 원화의 감동이 실크스크린 & 판화에디에션에 생생히 구현되어 있었고 나는 이타미준의 생애에서 받은 감동을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본받고 싶어 서재로 들였다. 그저 그런 하루를 살아놓고 만족할까 싶어서, 이만하면 됐다며 느슨해질 때마다 떠올리고 싶어서. 이 작품을 픽한 이유는 업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상기시키며 나를 채찍질 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클라이언트와 조율했을 건축가이지만, 붓을 들고 한없이 자유롭고 싶었을 예술가 이타미 준. 일본에 살지만 죽기까지 귀화하지 않고 뿌리를 가슴에 품어온 외로운 이방인 유동룡. 한국과 일본, 실용과 예술, 물질과 자연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오리지널리를 추구한 이 사람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어서. 집에서 야근을 하거나, 아침에 눈을 떠 문득 이 작품을 볼 때 1월의 여행이 떠오른다. 유동룡미술관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던 순간들, 자연을 담아낸 라이브러리 티하우스의 고요한 풍경, 뒷들에서 꺄르르 웃던 우리, 그리고 그의 일기장 속 글귀와 인터뷰 답변들. ‘건축이란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한다‘는 철학을 토대로 지역 기반의 자연 환경과 어우러지는 그의 작품들. 제주 포도호텔, 방주교회, 수풍석 뮤지엄, 온양민속박물관에 이어 <유동룡 미술관> 역시 자연의 풍토에 순응하듯 요란하지 않고 고요하고 묵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