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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미지
이페로 Eparo
Korea, 1975

달콤하고 위태로운

먹고(Eat), 그리고(Paint), 사랑하는(Love) 삶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 이페로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주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테마로 다채로운 삶의 모습을 그리는데, 단지 특정 미각을 시각화하거나 욕구나 의지의 기호들을 왕성하게 펼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망과 의지의 탑을 쌓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애써 세밀하게 묘사한 대상을 한순간의 붓질로 긁어내고 거칠게 밀어내면서, 화려하고 밝았던 색이 혼탁해지게 만들고, 분명했던 형상은 흔적만 남게 한다. 이페로가 그려내는 단맛 뒤에는 쓴맛이 서려 있다. 그저 아름답고 달콤하기만 한 것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인생의 찬란함 뒤에 존재하는 허무와 초라함을 작품 속에 투영한다.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모호한 것이 삶의 모습이듯, 뭉개지고 지워진 작품 안에서 명징한 대비가 펼쳐진다. 작가는 관객에게 먹을거리를 안겨주면서 미각의 여운을 오랫동안 입가에 고이게 하고, 동시에 본질에 대한 고찰을 마음에 머물게 한다.

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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