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화된 화석교감

신철호 작가는 1991년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미국 건너가 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에서 학위를 마치고 국내뿐 아니라 미국 128갤러리 및 일본 로드사이드 뮤지엄 등 다수의 작품전 및 전시회에 출품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학 시절의 고독과 소외감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이를 통한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갈등을 탐구하며 극대화된 미니멀리즘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다양한 문화권을 경험한 그의 미적 체험은 정신과 마음이 융합된 합치로 잘 가공되어 새로운 조형 언어로 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세계는 하나의 미학적 조형 언어일 뿐 아니라 다양한 미적 체험을 통해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담고자 했던 작가의 세계관과 사유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적 결정체이다.

작가는 서정적 은유를 근간으로 다양한 기호와 빛깔을 통해 캔버스 위에 천의 질감과 물감의 마티에르의 조화를 이루며 작품을 완성한다. 평면상의 단순 절제된 조형적 구성미를 탐구하면서도 기하학적 추상에 마티에르를 가미한 작가의 작품은 작품에 매진한 시간의 향연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예술적 감흥을 일으킨다. 기호화된 화석교감은 현대의 기계문명과 자연의 조화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감성적인 교감으로 미니멀리즘과 아상블라주, 콜라주 등의 미술적 기법과 철학적 내용이 결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