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10대 작가 중 1인
쩡판츠는 현대미술의 3세대 작가로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한다. 2013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1억 8044만 홍콩달러(약 250억 원)에 낙찰된 그의 작품 ‘최후의 만찬’(2001)은 당시 아시아 현대미술 사상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 예수와 열두 제자를, 수박을 먹고 있는 열두 명의 소년 공산당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1985년 신사조 미술운동이 일어나던 때 처음으로 모더니즘 미술을 접한 그는 강한 충격을 받고, 아마추어 청년 화가들의 모임에 작품을 출품하며 입시를 준비해 다음 해 후베이 미술학교 유화과에 입학했다. 대학 내내 표현주의적 방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실험한 그는 졸업 작품으로 '병원 시리즈 Hospital Series'를 발표해 크게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병원의 광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두드러진 윤곽선과 거친 터치, 커다란 눈동자와 손, 의도적으로 과장된 인체 비례 등 이후 작품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1993년에는 베이징으로 이주해 거대 도시가 내뿜는 허영과 기만, 자기만족, 고독, 이질감 등을 소재로 작업했다. 1994년 시작해 수년간 지속된 '가면 Mask' 시리즈는 다양한 패턴으로 변주되다 2000년쯤 새로운 변화의 징조를 보이더니 마침내 가면을 벗고, 갖가지 욕망과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자신을 대면하기 시작했다. 작가 자신과 정치 영웅, 스타와 예술가의 초상을 불규칙한 자유 곡선으로 해체하며 내면의 진실을 끄집어냈다. 2005년을 지나면서 그의 작품은 절제 있는 중국 전통화의 선묘법으로 진화했다. 중국 수묵화의 자유분방한 필획을 연상시키는 풀과 나무에 대한 묘사가 압권인 '무제 Untitled' 시리즈는 중국의 광활한 대자연에 감정을 이입하고 내면의 요구에 순응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