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노트] TOWARDS: There Was Light

Sep 10, 2026

[전시노트] TOWARDS: There Was Light

초록이 가장 깊어지는 계절,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이 열리고 있는 삼청동 갤러리현대를 찾았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 《the Days》 이후 4년 만의 국내 개인전이자, 1988년 이후 38년 만에 갤러리현대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입니다.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Photo by ARTN Edition

전시장은 세 층에 걸쳐 이어지며, 층을 옮길 때마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자연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1층은 제주의 정원에서 시작합니다. 작가가 직접 가꾼 꽃과 열매, 매일 바라보는 바다와 석양, 오랫동안 곁을 지킨 반려견 레오까지. 사람과 동물, 식물을 모두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공간을 채웁니다. 2층에서는 작가의 시선과 화면의 규모가 함께 확장됩니다. 야자수의 잎과 열매를 가까이 들여다본 장면 옆으로 수평선이 열리고, 올해 아트바젤 바젤 언리미티드에서 소개된 12폭의 대작 <The Days>가 한쪽 벽을 가득 채웁니다.수많은 초록이 겹쳐진 거대한 화면 앞에 서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집니다. 지하 전시장에 내려서면 풍경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낮의 선명한 색채가 걷히고 먹빛과 백색, 깊은 청색으로 표현된 달빛과 새벽의 자연이 자리를 채웁니다. 같은 정원과 자연도 시간과 빛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Photo by ARTN Edition

김보희 작가는 캔버스와 한지 위에 분채와 물, 아교 등을 섞어 여러 차례 입히고 말리며 색의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자연을 오래 바라본 시간과 기억을 다시 화면 위에 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계절과 장소, 가까운 곳과 먼 곳이 하나의 풍경 안에 함께 머물게 합니다. ‘Towards’는 하나의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의미보다 지금 보이는 것의 그 너머를 향하는 시선에 가깝습니다. 씨앗에서 정원으로, 정원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김보희의 회화를 따라가다 보면 익숙했던 자연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김보희 개인전 TOWARDS: There Was Light
Photo by ARTN Edition

아트앤에디션에서는 이번 전시의 주요 연작인 <Towards>와 <The Days>를 비롯해 김보희 작가의 다양한 에디션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마주한 초록과 빛의 여운을 일상의 공간에서도 이어보세요.

  • Info
    • KIM BO HIE 《TOWARDS: There Was Light》
    • 2026. 8. 26 – 10. 18
    • 갤러리현대 (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10:00–18:00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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