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노트] 익숙한 사물의 낯선 풍경
Jun 17, 2026
한국 극사실회화를 대표하는 지석철 작가의 개인전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반작용(reaction)’과 ‘부재(absence)’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쿠션과 미니 의자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화면 속에는 크게 확대된 쿠션의 단면, 이집트 피라미드 위에 놓인 작은 의자, 트럭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미니 의자처럼 현실의 질서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바로 그 비논리적이고 낯선 배치 속에서 작품은 독특한 긴장과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익숙한 사물이 낯선 풍경 속에 놓이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물체를 넘어 부재하는 존재와 기억, 그리고 인간의 삶이 남긴 흔적을 조용히 환기합니다.
지석철 작가의 작품은 영국 대영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을 만큼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가까운 서울에서 작가의 세계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극사실적 묘사 너머에 자리한 사유와 감각을 경험해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Info
- 〈지석철 전〉
- 2026.05.17 – 2026.07.19
- 갤러리 아본 도곡(서울 강남구 논현로28길 33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