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노트] 빛과 기억의 흐름
Aug 14, 2025
”빛은 사라지지만, 그 흔적은 담아낼 수 있을까?“
작업실 바닥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아침의 빛, 김세중 작가는 그 찰나의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유화 물감을 겹겹이 쌓아 시간의 결을 남깁니다.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 <빛과 기억의 흐름>은 단색과 물성, 입체와 평면, 정지와 유동이 맞물리며 사라지는 감각을 붙잡으려는 작가의 시도이자 기억의 흐름을 담는 조용한 장치입니다.
“매일 아침, 빛이 내 작업실 창문을 지나 한순간 바닥에 머문다. 그리고 조용히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을 붙잡을 수 있을까?
나는 빛의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 유화 물감을 층층이 쌓는다.
마르지 않는 그림처럼, 한 겹 한 겹 시간이 쌓이고,
사전의 페이지에 남겨진 흔적,
기억에 새겨진 지식 위에 흐르는 감각,
빛이 닿은 모든 곳에서 사라진 것이 다시 태어난다.
내 작업에서 빛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시간과 기억이 물질화된 개념을 담고 있다.
내 물감 덩어리들은 단순한 색채의 집합이 아니라 지나간 순간을 포착하려는 화가의 반복된 손길의 흔적이다.
그리고 다시 빛이 스치며 또 다른 기억을 더한다.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유동적인 것과 응집된 것 사이의 긴장이 캔버스 위에 어우러진다.
그렇게 내 작품은 쌓이고 사라지는 기억의 흐름을 기록하는 장치가 된다.”
- 김세중 작가 노트 중에서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온 ‘물감의 덩어리’는 이제 빛을 담아내는 작업의 출발점이 되고, 파란 프레임, 거울, 시계, 텍스트와 함께한 오브제들은 기억의 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전시 중 눈길을 사로잡는 또다른 포인트는 물감 덩어리 위에 선 작은 사람들. 기억의 파편 위에 선 작가 자신의 모습이었다가 어느 순간 관람객 스스로의 모습으로 치환됩니다. 감정과 시간이 응축된 조형 위에, 또 다른 이야기가 조용히 얹혀지는 순간!
빛이 스쳐간 자리에서 피어나는, 작가의 깊은 응시를 함께 만나보세요.
- Info
- <김세중 개인전 빛과 기억의 흐름>
- 2025.08.14 (목) – 08.25 (월), 11:00 –19:00 (매주 화요일 휴관)
- 인사아트센터 3층 제1특별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
-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