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용
Park Jongyong
Korea, 1953
묵언의 수행, 노동의 기록
박종용은 2015년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미술관학을 수료했으며, 1988년 동서울 미술관장을 시작으로 서울역사 프라자 미술관장, 내설악 백공미술관장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뛰어난 묘사력을 바탕으로 풍경, 인물, 동물, 그리고 상상의 신세계까지 다양한 장면을 거침없이 능수능란하게 그려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미술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고, 그 결과 진정한 자연의 본질 표현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는 모든 만물이 지닌 ‘결’의 표현이 자연의 진실임을 발견하였으며, 각기 고유한 ‘결’은 영겁의 시간과 다양한 환경 속에서 형성된 결과의 산물이라는 결론을 낸다. 그의 작품에서는 구체적인 대상이 사라지고, 캔버스와 재료들의 미묘한 물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매 순간 집중하여 정교하게 한 점, 한 점 열정을 담아 색 점을 찍어나가며 ‘결’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박종용의 예술은 단순한 창작을 넘어 묵언의 수행이자 노동의 기록으로, 그만의 조형 언어로 완성한 ‘결’의 교향곡이다. 그는 부족한 자신의 예술 세계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예술가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무한을 향한 세밀한 관찰과 탐구를 통해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우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