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용수
Mo Yong Soo
Korea, 1968
행복 바이러스 전하는 호랑이 그림
모용수 작가는 호랑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림 속 주인공으로 호랑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호랑이’를 그리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로 창출한 모용수의 호랑이는 작가 자신이며 혹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일 뿐이다. 보고 있으면 웃음이 돋아나는 그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작가가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그림. 그래서 행복해지며 위안을 얻게 되는 그림. 모용수의 회화다. 화면마다 등장하는 호랑이는 작가의 작업을 견인하는 중심이 될 뿐 아니라 그윽한 몽상의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것은 작가 자신이거나, 혹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그의 화면에 나타나고 있는 보편적 특질들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호랑이들은 무섭고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한 결 같이 어수룩하다. 가늘게 실눈을 뜬 정형화된 호랑이들은 이미 맹수의 위용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의인화된 것임이 역력하다. 마치 사념에 젖어 소요하듯 화면 곳곳에서 온갖 것들에 호기심을 보이고 있는 이러한 호랑이 형상들은 마치 관조하는 사색자의 모습에 가깝다 할 것이다. 그것은 과장과 억지로 만들어진 우스꽝스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익살맞은 것이어서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물론 이러한 미소는 파안의 큰 웃음이 아니라 절로 입 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게 되는 회심의 미소일 것이다. 그것은 작가의 화면에 나타나는 독특한 정서에 대한 동의의 미소일 것이며, 그것을 통해 발현되는 감성에 대한 공감의 표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