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파의 색감을 보여 주는 구상화

구상화가인 김일해는 그림 같은 풍경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자연, 건축물,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세련되게 캔버스에 옮겨 놓는다. 어떤 특정 대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그 대상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키는데 김일해는 잘 알려진 대상을 작품의 주제로 삼으면서 일상적인 색과는 다른 그만의 색과 구성으로 평범한 주제를 재해석하여 더욱 세련된 이미지로 완성한다. 그의 강렬한 붉은색, 짙은 녹색, 그리고 광채를 띈 분홍색은 일반 구상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인상을 보여준다. 그의 색은 매우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강렬한 감정의 표현을 하고 있다. 김일해가 그리는 구름은 실제 구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홍빛에 가까운 주황색을 띄지만 그 구름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그 것을 보는 이들은 실제로 그러한 구름이 세상에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존재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된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을 보면 꽃을 한 아름 안고 있는 소녀가 라벤더 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데, 이 소녀의 얼굴은 붉은색, 주황색 그리고 분홍색으로 현실과는 판이하게 다른 대담한 색으로 세련되고 아름답다. 이 작품 뿐 아니라 김일해의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이러한 표현방법은 그의 작품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의 작품 중 모노톤으로 풍경을 그린 시리즈는 그의 뛰어난 색감은 절제 되었지만 또 다른 면에서 그의 기질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김일해는 구상화가로서 자신의 재능과 감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뛰어난 작품들을 탄생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