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범
Jung Woobum
Korea, 1946
수채화의 새로운 변주
정우범은 조선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한 후,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 이력을 쌓아온 독창적인 작가다. 1971년 초등학교 교사로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아내를 3년간 설득한 끝에 40대 중반에 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후 미국에서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비영리 여성 교육기관 ‘르네상스파운데이션’의 설립자인 나이나 메이 여사가 그의 작품에 주목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미국 갤러리 미셸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어릴 적 훈장님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지필묵을 가까이 접한 그는 물을 사용하는 먹의 매력을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수채화 작업에 몰두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수채화는 맑고 투명한 표현이 특징이지만, 정우범의 작품은 유화 물감처럼 풍부한 밀도를 자랑한다. 그는 특정 부분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입체감을 더하고, 수채화 특유의 독특한 번짐 효과로 화면 구성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낸다. 교직 생활 중 방과 후 아이들의 미술을 지도하던 경험은 그에게 아이들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다짐을 주었고, 이는 오늘날까지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으로 이어져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우범의 작품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매력적인 창작물로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