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은선
An Eun Sun
Korea, 1984
비 온 뒤 숲의 고요한 생명력
안은선 작가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섬유 조형 작업으로 풀어낸다. 창조와 생성을 주관하는 생명체들의 유기적 생동감을 바탕으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의 본질적 의미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수로 그려낸 생명의 구조작가는 자수로 놓은 무수히 많은 선들을 통해 생명을 이루는 세포들의 불규칙한 구조를 표현하고 있다. 얼핏 무질서해 보이는 불규칙함, 그 속에 숨겨진 고유한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이 작가의 관심사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겉으로는 불규칙한 듯 보여도, 사실은 저마다의 고유한 법칙을 따라 생성되고 성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생명의 유기적 형태와 선들, 그리고 고정되지 않은 채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변성을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자수 작업에 앞서 진행되는 드로잉들은 생명력과 생명 활동, 그리고 선이 지닌 조형적 가능성을 중심으로 표현된다. 이를 통해 생명이 순환하며 만들어내는 율동감을 드러내고, 선이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으로 생명 활동의 움직임과 자연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한다.